하느님의 벗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2014.2.25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야고4,1-10 마르9,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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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벗
-자비, 겸손,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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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느님의 벗’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하느님의 벗은 자비와 겸손, 지혜의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 목표해야 할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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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보 사도가 하느님의 벗이 되는 길을 알려주고 있고
주님은 복음에서 자신의 삶을 통해 그 모범을 보여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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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야고보서 대목의 소주제가 흥미롭습니다.
‘세상의 친구는 하느님의 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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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 대한 말씀입니다.
“절개 없는 자들이여, 세상과 우애를 쌓는 것이 하느님과 적의를 쌓는 것임을 모릅니까?
누구든지 세상의 친구가 되려는 자는 하느님의 적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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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반대의 논리, 즉 ‘하느님의 친구는 세상의 적’이라는 말도 그대로 통합니다.
말 그대로 세상에 적대적이 되라는 말이 아니라
세상에 살되 세상을 넘어 하느님 안에 사는, ‘하느님의 벗’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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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벗, 얼마나 멋있는 호칭인지요.
바로 야고보서의 다음 대목이 하느님의 벗이 되는 길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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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 살게 하신 영을 열렬히 갈망하십니다.
참 의미심장한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십니다.
하느님께 복종하고 악마를 대항하십시오.
그러면 악마가 여러분에게 달아날 것입니다.
하느님께 복종할 때 악마를 대항할 힘도 생깁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십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가까이 오실 것입니다.
…주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그러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높여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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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대목입니다.
하느님께 복종하는 이가,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이가, 주님 앞에서 자기를 낮추는 이가
바로 겸손한 하느님의 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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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하느님의 얼굴을 닮아 노년의 김수환 추기경처럼 동자(童子)의 얼굴을 지니게 됩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을 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그러합니다.
이런 이가 하느님의 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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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수난 예고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동상이몽 식으로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는 문제로 노상에서 논쟁을 벌였던 철부지 제자들이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에게서 이들을 탓하거나 무시하는 기미는 추호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제자들에 대한 이런 깊은 연민의 사랑이 바로 예수님이 하느님의 벗임을 입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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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벗은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는 겸손의 사람이며 환대의 사람입니다.
잘 난 사람 환대하는 것은 누구나 합니다.
진짜 환대는 못난 사람에 대한 환대를 통해 들어나며 주님은 우리 모두 이런 환대에 초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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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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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 세우신 다음, 그를 껴안으시며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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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상징하는바 '순수함'이 아니라 '가난하고 힘없는 보잘 것 없는 사람'입니다.
바로 어린이를 꼭 껴안으셨듯이 이런 이들을 진심으로 환대했던 하느님의 벗, 예수님이셨습니다. .
잘 들여다보면 오늘날 대부분 사람들이 가난하고 불쌍하고 힘이 없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이들을 환대함이 예수님을, 하느님을 환대함이라는 놀라운 진리를 보여줍니다. .
하느님의 벗은 자비와 겸손, 지혜의 사람입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환대하여 위로하고 격려하는 이가 진정 하느님의 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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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가난하고 힘없는 우리를 환대하시며
당신 말씀과 성체의 사랑으로 우리를 부요하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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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근심 걱정 주님께 맡겨라.
그분이 너를 붙들어 주시리라.
의로운 사람이 흔들리도록 결코 버려두지 않으시리라.”(시편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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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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