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부활 제4주간 월요일-요한 10,1-10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성소주일을 지내며> 성소주일을 지내면서 제 성소여정을 돌아보니 참으로 큰 부끄러움이 앞섰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친히 양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도 바치시는 착한목자로 앞서가셨는데, 나는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슬퍼졌습니다. 사제생활, 수도생활에 따르는 기쁨과 보람도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고통과 십자가도 큽니다. 사람들은 사제들에게서 완벽한 인간상을 요구하지만, 사제도 인간인지라 부족함을 안고 주님 앞으로 나아갑니다. 사람들은 사제를 예수님 바라보듯이 바라보시지만 때로 사제도 흔들리고 방황합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부끄러울 때도 있고 비참할 때도 있습니다. 죄 속에 빠져 허덕일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제는 매일 강론대에 서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선포해야 하고 거룩한 성찬례를 거행해야 합니다. 정말 부담스런 일이지요. 사람들은 수도자들에게서 천사의 모습을 요구하지만, 수도자들도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밥도 먹어야 하고, 때로 즐기기도 해야 하고, 때로 중대한 과오도 범하면서 그렇게 살아갑니다. 동료사제께서 농담반 진담반 이런 말을 하더군요. “본당사제로 보람도 크지만 때로 힘들 때도 많습니다. 신자들의 영성생활 증진을 위해 강론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참고도서까지 여러 권 봐가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성의 있게 준비해서 강론했더니, 신자들이 뭐라고 하시는지 아십니까? “우리 신부님은 뭔 잔소리가 저렇게 많은지?” 미안한 마음에 강론을 간단하게 했더니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아십니까? “우리 신부님은 통 강론에 성의가 없으셔, 보아하니 강론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