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례력으로 새해 첫날입니다. 이 시기의 큰 주제는 ‘깨어있음’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도 ‘깨어있음’ 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구체적인 내용을 두 가지 비유를 들어 말씀해 주십니다. <첫 번째 비유> (37-41절) 는 노아의 홍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는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하느님을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으로 알고 있는 우리에게는 당혹스런 일로 여겨집니다. 대체, 끔찍하고 잔인한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 것일까요? 흥미롭게도, 예수님께서는 노아의 홍수를 말씀하시면서, 그때 그 사람들이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말하지 않습니다. 단지 심판을 받은 그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곧 마구 먹고 마시는 사람들, 장가들고 시집가는 사람들, 들에 있는 사람들, 맷돌질하는 여자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는 노아의 홍수가 사람들의 타락 때문이라기보다 사람들의 안일한 삶에서 비롯되었음을 말해줍니다. 그들은 아무 일도 없으리라는 타성과 이웃에 대한 무관심으로 평범한 일상의 굴레에 젖어 있었음을 말해줍니다. 이는 죄를 피한다할지라도 사랑하지 않으면 심판받게 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나쁜 짓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반면에, 선과 정의로 진리 편에서 이를 행하고 투신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어둠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빛에로 나아가야 하고, 항상 빛 가운데 살라는 말씀입니다. 바로 그것이 ‘깨어있음’ 의 의미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비유>는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는 집주인과 언제 올지 모르는 도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 지 집 주인이 알면,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마태 24,43) 이는 어느 한 순간도 주의와 경계를 늦추지 말고, 언제 어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