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희 모세 신부님 = ==1/11/2025==[(백) 모든 성인 대축일]
2025년 11월 1일 토요일[(백) 모든 성인 대축일]
[(백) Solemnity of All Saints]
오늘 전례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성인들은 하늘 나라에서 하느님을 직접 뵈며 영원한 행복을 누립니다. 하늘 나라의 성인들을 기리며 전구를 청합시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굳게 믿는 우리도, 희망을 안고 성인들처럼 하느님을 뵐 그날까지 열심히 살아갑시다.
제1독서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7,2-4.9-14
나 요한은 2 다른 한 천사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인장을 가지고
해 돋는 쪽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가 땅과 바다를 해칠 권한을 받은 네 천사에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3 “우리가 우리 하느님의 종들의 이마에 인장을 찍을 때까지
땅도 바다도 나무도 해치지 마라.”
4 나는 인장을 받은 이들의 수가 십사만 사천 명이라고 들었습니다.
인장을 받은 이들은 이스라엘 자손들의 모든 지파에서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
9 그다음에 내가 보니, 아무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가 있었습니다.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백성과 언어권에서 나온 그들은,
희고 긴 겉옷을 입고 손에는 야자나무 가지를 들고서
어좌 앞에 또 어린양 앞에 서 있었습니다.
10 그들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구원은 어좌에 앉아 계신 우리 하느님과 어린양의 것입니다.”
11 그러자 모든 천사가 어좌와 원로들과 네 생물 둘레에 서 있다가,
어좌 앞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하느님께 경배하며 12 말하였습니다.
“아멘. 우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영예와 권능과 힘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13 그때에 원로 가운데 하나가,
“희고 긴 겉옷을 입은 저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느냐?” 하고
나에게 물었습니다.
14 “원로님, 원로님께서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하고
내가 대답하였더니, 그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저 사람들은 큰 환난을 겪어 낸 사람들이다.
저들은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하였다.”
제2독서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3,1-3
사랑하는 여러분,
1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우리는 그분의 자녀입니다.
세상이 우리를 알지 못하는 까닭은
세상이 그분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2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3 그분께 이러한 희망을 두는 사람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신도 순결하게 합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12ㄴ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오늘의 묵상
위령 성월의 첫째 날이자 모든 성인 대축일인 오늘 제1독서에 구원받을 이의 숫자가 나옵니다. 성경 말씀 가운데 잘못 이해되고 악용되는 한 부분입니다. 이마에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인장”(묵시 7,2)을 받아 구원될 사람의 수가 “십사만 사천 명”(7,4)이라는 것이지요. 시한부 종말론을 내세우는 유사 종교가 자주 인용하는 구절입니다. 구원받을 이가 소수이니 서둘러 자신들의 단체에 들어와 그 한정된 숫자 안에 들고, 또 거기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노력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이지요.
그러나 이는 터무니없는 풀이입니다. ‘십사만 사천 명’은 인류 전체에서 구원받는 사람의 수가 아니라, 같은 구절에 나오듯 바로 “이스라엘 자손들의 모든 지파”, 곧 열두 지파에서 만 이천 명씩 구원된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이 ‘만 이천’이라는 숫자도 산술적 의미가 아니라, 완전함을 뜻하는 열둘에 천(충만을 뜻하는 십의 세제곱)을 곱한 숫자로서 참으로 많은 이가 온전히 구원되리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더욱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이어지는 구절입니다. “그다음에 내가 보니, 아무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가 있었습니다”(7,9). 이들은 세상의 모든 민족과 언어권에서 나온 이들로서 어린양이신 그리스도에 힘입어 삶의 괴로움과 어려움을 이겨 낸 사람들이지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교황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3항에서 우리를 구름처럼 에워싸고 있는 많은 신앙의 증인이 우리의 힘을 북돋워 주고 있다고 하시며 더 나아가 “이러한 증인들 가운데에 우리 어머니, 할머니, 또는 그밖에 사랑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옆집의 성인들’이라는 표현으로 널리 알려진 말씀이지요. 성인은 멀리 있는 이들이 아니라 바로 그리스도인인 내가 나아가야 할 운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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