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요셉 신부님 == 28/2/2023(매일미사) ===[(자) 사순 제1주간 화요일]
2023년 2월 28일 화요일[(자)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자) Tuesday of the First Week of 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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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55,10-11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0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11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8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10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11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12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13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14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15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오늘의 묵상
사순 시기는 기도의 시간입니다.
교회는 이 시기를 시작하며 우리가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기도를 통하여, 특히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기도를 통하여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와 아주 특별한 관계를 맺기를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주님의 기도’를 보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창조주이시기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버지이시기를 바라심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 아버지를 신뢰하며 바치는
자녀들의 기도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께 드리는 이 기도는
말을 많이 하고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얻고자 자기만의 비법으로 하는
다른 민족 사람들의 기도와는 매우 거리가 멉니다.
주님의 기도는 우리에게 어떠한 걱정이나 두려움도 가지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너무도 잘 알고 계시는 아버지를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 원문의 순서를 따라가면
주님의 기도의 첫 번째 말은 “아버지”입니다.
“아버지!” 하고 자녀가 아버지를 부르는 말입니다.
두 번째 말은 “우리(의)”입니다.
아버지가 나만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다음에 “우리(의)”라는 말을 주셨습니다(Pater noster).
그래서 주님의 기도는 자녀의 기도이며 형제들의 기도입니다.
“우리 아버지”라는 말은 우리가 그분의 자녀들이라는 사실과
우리가 모두 형제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그토록 용서를 강조하시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형제들의 잘못을 용서하지 못하면
우리는 그분의 자녀도 서로의 형제도 되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기도는 아버지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바칠 수 없는 기도입니다.
이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는 아버지께 빵을 달라고 청합니다.
이 빵은 나만의 빵이 아니라 ‘우리’의 빵이고 ‘일용할’ 빵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는 우리가 아버지와 형제들 앞에서
‘부족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기도입니다.
우리가 호화로움과 부유함을 요청하지도, 인생의 모든 부분을
걱정 없이 살만큼 채워 달라고 요청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이 빵이 우리의 영혼과 육신을 위하여 날마다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이것이 미사 때마다 영성체 전에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이유일 것입니다.
말씀의 식탁과 성찬의 식탁에서, 말씀과 성체로
언제나 우리를 먹이시고 기르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찬미합시다.
(정용진 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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