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 29/6/2021 - 지난 6개월이 밀과 잡초를 가르는 삶이었다면 남은 6개월은 깨달음을 추구하는 삶이면 좋겠습니다.

 책은 도끼다.’를 읽고 있습니다저자는 좋은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6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면서 2개의 글을 나누고 싶습니다판화가 이철수님의 글입니다그림과 함께 보면 더 좋겠지만 글만 나누려 합니다그림을 보고 싶으신 분은 인터넷 검색을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하나는 잡초(雜草)’입니다. “잡초라 부르는 것조차 모두 아름답다세상에 시시한 인생은 없다어디에도.” 다른 하나는 좌탈(坐脫)’입니다. “염주 끈이 풀렸다나 다녀간다 해라먹던 차는 다 식었을 거다새로 끓이고바람 부는 날 하루 그 곁에 다녀가마몸조심들하고기다릴 것은 없다.” 짧은 글이지만 6월의 마지막 날을 돌아보기에는 의미 있는 글입니다지난 6개월 내가 누군가를 편 가르고평가하며 살았다면 남은 6개월은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보면 좋겠습니다지난 6개월 내가 추구하던 것이 세상의 명예권력성공이었다면 남은 6개월은 나눔희생겸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만유인력’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자연현상의 법칙을 따지면 그렇습니다그러나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때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시간은 목적지를 향해서 직선으로 흘러갈 수 있지만시간은 계절이 가고 오듯이 순환하는 것이기도 합니다직선의 시간에서는 쟁취해야 하고소유해야 하고업적을 쌓아야 합니다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순환의 시간에서는 베풀어야 하고겸손해야 하고사랑해야 합니다다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비행기에서 땅을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땅에 있을 때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봅니다산도 보이고강도 보이고건물도 보입니다자동차는 장난감처럼 보입니다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비행기에서 보면 잘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이 더 가지려고 남을 속입니다채울 수 없는 욕망 때문에 번민하고갈등합니다지난 6개월이 직선의 시간이었다면 남은 6개월은 순환의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사라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사라의 눈에는 하갈의 아들은 뽑아야 할 잡초처럼 보였습니다자신이 낳은 아들 이사악은 온전히 자라야 할 밀과 같이 보였습니다그래서 남편 아브라함에게 하갈과 이스마엘을 쫓아내라고 이야기합니다인류가 살아왔던 삶의 방식이기도 합니다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잡초처럼 대합니다가난하고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잡초처럼 대합니다신념과 가치가 다르다는 이유로 잡초처럼 대합니다장벽을 쌓아놓고 움직이지 못하게 합니다하느님께서는 하갈과 이스마엘의 아픔을 보셨습니다하갈과 이스마엘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십니다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방인을 함부로 대하지 마라너희도 한 때는 이방이었지 않느냐!’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아픈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다나는 죄인들을 위하여 왔다.’ 깨달은 사람들이 추구하던 길입니다지난 6개월이 밀과 잡초를 가르는 삶이었다면 남은 6개월은 깨달음을 추구하는 삶이면 좋겠습니다.

 

문명은 그것을 살아내는 인간의 마음에 따라서 변화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우리의 문명은 밭과 같고그릇과 같다고 생각합니다무엇을 심느냐에 따라서무엇을 담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문명은 변화됩니다하느님의 말씀을 담고예수님의 가르침을 담는다면우리의 문명은 생명을 살리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하지만 우리가 악한 것들을 담는다면 우리의 문명은 생명을 파괴하는 무기가 될 것입니다예수님께서는 희망의 불을 밝히셨습니다변화의 불을 나누어 주셨습니다개혁의 불을 이야기하셨습니다가난한 이아픈 이외로운 이이방인들은 예수님의 불을 받아들였습니다예수님의 곁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악의 지배에서 벗어나 참된 자유를 얻기를 바라셨습니다남은 6개월은 주님을 따라서 참된 자유를 얻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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