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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기도

기도(祈禱, Gebet)                                                                               Hermann Hesse 신이여, 나로 하여금 내 자신에 대하여 절망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러나 당신에게만은 절망치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나로 하여금 비탄을 맛보게 하여 주시고 고뇌의 불이 나를 휩싸게 하여 주옵소서. 나로 하여금 온갖 모욕을 겪게 하여 주시고 스스로 견뎌 나감을 돕지 마옵소서. 내가 발전하는 것도 돕지 마옵소서. 그러나 나의 모든 고집이 꺾여지거든 그렇게 만드신 분이 당신이었음을 보여 주소서. 당신이 그 불꽃과 고뇌를 낳으셨음을 알게 하소서. 왜냐하면 나는 즐거이 멸망하고 즐거이 죽겠사오나 다만 당신의 품안에서만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추색의 주조음처럼 가슴 스며드는 모두가 사랑이더라 봄 날 멍울 터트리는 목련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여름 밤 후드득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겨울 날 곱게 가슴에 쌓이는 눈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그리움이더라 나를 미워하던 사람도 세월 지나니 사랑으로 남더라 이제 오해의 돌팔매도 사랑으로 맞을 수 있더라 이 아름다운 세상에 살 수 있는 것이 행복하기만 하더라 삶의 길을 걷다가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더라 사랑의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잘못이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욕심이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허물뿐이더라 내가 진실로 낮아지고 내가 내 욕심을 온전히 버리니 세상에 사랑 못 할게, 용서 못 할게 아무것도 없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  장시하 / " 별을 따러 간 남자"中에서*

충고자 되기

충고자 되기 우리는 내면의 상처를 감추려 한다. 아마 너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상처를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너 자신이 약해질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너에 대해 나쁜 말을 하게 될 것이고, 그들이 너를 공동체에서 쫓아내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은 반대이다. 너의 상처를 그들에게 보여 줄 용기를 내면, 오히려 그들이 너에게 다가와 자신들의 상처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게 된다. 그러면 너는 다른 사람을 위한 충고자가 될 것이다. 나의 상처는 너 자신과 다른 사람을 위해 귀한 진주가 될 것이다. 물론 너의 상처를 아무에게나 보여 주어서는 안 된다. 호기심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 앞에서  네 상처를 감출 수 있는 옷도 필요하다. 상처를 보여 주어야 할 적당한 곳이 어디이고, 상처를 감추는 편이 나은 곳이 어디인지를 잘 살펴보아라. Buch der Lebenskunst 「삶의 기술」 안셀름 그륀 지음/ 안톤 리히테나우어 엮음 이온화 옮김/ 분도출판사 펴냄

<그래도 가야할 길>

3월 28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 루카 22,14 ─ 23,56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그래도 가야할 길>    수난 복음을 묵상하는 제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것은 십자가 상 예수님께서 우도에게 보여주신 자비입니다.    예수님의 오른편 십자가에 매달려 있던 우도가 한 말을 기억하십니까?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이란 표현을 씁니다.    이 말을 통해서 우리는 그가 가장 극형인 십자가형을 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인간, 죄란 죄는 다 짓고 살아온 인간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구제불능의 인간, 십자가형에 처해져야 마땅한 인간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생을 죄만 짓고 살아온 인간이었던 우도가 죽기 단 몇 시간 전 예수님과의 극적인 만남을 통해 천국을 보장받게 됩니다.    십자가 상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제자 요한에게도, 수제자 베드로에게도 건네지 않으셨던 말씀, “구원을 확증하는 말씀”을 던지십니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언제나 습관적이 죄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하는 우리, 똑같은 죄를 매번 반복함으로 인해서 죽고만 싶은 우리에게 예수님의 그 말씀은 진정 희망과 위로를 건네는 말씀이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임종하는 순간에도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말씀, 구원을 주는 말씀을 건네시는 예수님의 우리를 향한 극진한 사랑에 마음이 다 짠해옵니다.    주님 수난 성지주일인 오늘, 교회는 고뇌와 비장함으로 가득 찬 예수님 얼굴을 기억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모두가 가기 싫어하는 길, 그러나 그 누군가가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 예루...

"모으시는 하느님"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3.27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예레37,21ㄷ-28 요한11,45-56 "모으시는 하느님" 끊임없이 우리를 모으시어 당신 중심으로 일치의 공동체를 이루어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가장 중요한 게 공동체의 건설입니다.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보금자리 공동체가 무너져 소속감이 희미할 때 거칠어지고 사나워지는 사람들입니다. 공동체에 속하고 싶은 소속감의 욕구 역시 우리의 본능입니다. 교회를 찾는 마음이나 수도원을 찾는 마음은 그대로 하느님을 찾는 마음이자 공동체를 찾는 마음입니다. 공동체의 원형이 바로 교회공동체요 수도공동체입니다. 아름다운 공동체는 그대로 삼위일체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반영합니다. 사실 아름다운 공동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습니다. 이런 공동체 역시 은총의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우리의 노력이 하나 될 때 건설되는 성가정 교회공동체입니다. 하여 성가정 공동체 건설을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는 우리들입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도우심을 빌며, 당신의 말씀에 희망...

지금 시작하십시오

지금 시작하십시오 지금 시작하십시오. 내 뜰에 꽃을 피우고 싶으면 지금 뜰로 나가 나무를 심으십시오. 내 뜰에 나무를 심지 않은 이상 당신은 언제나 꽃을 바라보는 사람일 뿐 꽃을 피우는 사람은 될 수 없으니까요. 지금 말하십시오. 사랑하고 싶으면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십시오. 표현되지 않는 사랑으로 그를 내 곁으로 머무르게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목소리가 어디에선가 들려오면 그는 그 곳을 향해 아무런 아쉬움 없이 떠날테니까요. 지금 말하십시오. 친절한 말 한마디가 생각나면 지금 그 말을 가까이 있는 이에게 하십시오. 당신이 머뭇거리고 있는 동안 그는 다른 쪽으로 가버릴 것이고 다시는 똑같은 친절의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르니까요. 지금 사랑하십시오.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으면 지금 가족을 사랑하십시오. 부모님은 아쉬움에 떠나고 아이들은 너무 빨리 커버려 사랑을 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 지금 전하십시오. 그리운 이가 있으면 지금 편지를 쓰십시오. 지금 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당신에 대한 그의 기억이 날마다 작아져 다음 편지가 도착할 쯤에는 당신의 이름마저 생각이 나지 않아 편지를 반송할 지도 모르니까요. 지금 시작하십시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지금 시작하십시오. 지금 그 일을 시작하지 않으면 그 일은 당신으로부터 날마다 멀어져 아무리 애써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날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으니까요. 지금 뿌리십시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으면 지금 좋은 생각의 씨앗을 마음 밭에 뿌리십시오. 지금 뿌리지 않으면 내 마음 밭에는 나쁜 잡초가 자라 나중에는 아무리 애써 좋은 생각의 씨앗을 뿌려도 싹조차 나지 않을지도 모르니까요.   좋은 생각

주님께서 쓰시겠답니다.|

주님께서 쓰시겠답니다. | †찬미예수님 주님께서 여러분들을 쓰시겠다고 그러십니다. 우리가 주님의 도구로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를 묵상해야겠습니다. 서울의 어느 본당에서 피정을 시켰을 때인데 점심시간에 어느 형제가 제 앞에 오더니 “신부님 앞에서 같이 밥을 먹어도 되겠습니까?” “그러십시오. 앉아서 드십시오.” 그 형제는 내 앞에 앉더니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식사하시지요.” “네” 말만해놓고 여전히 쳐다보기만 하는데 밥 들어가겠습니까? 안 들어가죠? 밥을 아무리 먹으라.... 그래도 밥을 안 먹는 거예요. 처음엔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이 사람 혹시 이게 호모가 아닌가?’ 쳐다보는 눈도 끈적끈적한 게~~ “식사 하시라니까요....딴 데 가서 먹던지....식사를 하십시오. ..내가 밥이 입으로 안 들어갑니다.” 그제야 “신부님! 제가 어찌 밥이 입으로 들어가겠습니까?” “그럼 어디로 들어갑니까? 콧구멍으로 들어갑니까?” 그분이 얘기를 털어놓기 시작하는데 자기는 IMF전에는 돈 잘 벌던 사장 이였데요. 집도 좋고 근사한 차도 타고 다녔고, 주말만 되면  골프 치러 다니느라 비즈니스 때문에.... 성당 못나가는 건 기본이었고... 부인 혼자 간신히 신앙생활을 했다는 거예요. IMF가 터졌습니다. 자기 거라고 생각했던 그 재산이 한순간에 다 날아가 버리고 집안도 풍비박산이 되고... 마누라는 어디로 가버리고... 애들도 다 뿔뿔이 흩어져버리고... 그야말로 빈털터리가 돼서 인생사는 것이 하도 기가 막혀서 두 번이나 동맥을 끊었대요. 왜 끊었겠습니까? 죽으려고.....나이 사십 초반에.... 근데 모진 목숨인지라 죽을만하면 누가 발견해서 병원에 데려가서 살려놓고... 또 살려놓고....   그 후엔 어떻게 했느냐? 서울에 제일 높은 달동네에  쪽방 하나 얻어놓고 낮에는 등짐지고 일하고 밤에는 술로 살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