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10의 게시물 표시

금년에는 꼭!(박성철)

금년에는 꼭!(박성철) 오래된 유물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옛 조상들의 숨결이 깃든 물품이 있다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습니다. 그러던 중 옛 사람들이 남긴 일기장을 수십 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는 이조판서를 한 사람, 암행어사였던 사람에서부터 인생에 실패한 걸인들의 일기까지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도 자신의 인생에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성공한 인생과 실패한 인생으로 갈리는 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는 그 일기장을 가지고 열심히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12월 31일의 일기장에 특이하게 공통된 글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인생을 성공한 사람의 12월 31일의 일기에는 전부 이런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후회 없는 한 해. 최선을 다한 한해였다.' 인생을 실패한 사람의 12월 31일의 일기에는 전부 이런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금년에도 역시……. 내년부터는 정말로 열심히 살아야지.'

말을 위한 기도(이해인)

말을 위한 기도(이해인)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주여! 내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둥근 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그 주인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같이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이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여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있는 한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갈고 닦게 하소서.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도와 주시어 좀더 겸허하고 좀더 인내롭고 좀더 분별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내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을 거스른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한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주여 용서하소서.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 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노래처럼 즐거운 삶을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아멘.

선인장의 고백 / 이해인

선 인장의 고백 / 이해인                                               하나뿐인 사랑조차                             고단하고                             두려울 때가 있어요                             황홀한 꽃 한 송이                             더디 피워도 좋으니                             조금 더 서늘한 곳으로                             날 데려가 주어요                            목마르지 않을               ...

너에게 띄우는 글 ㅡ 이해인

너에게 띄우는 글 ㅡ 이해인 사랑하는 사람이기 보다는 진정한 친구이고 싶다. 다정한 친구이기 보다는 진실이고 싶다. 내가 너에게 아무런 의미를 줄 수 없다 하더라도 너는 나에게 만남의 의미를 전해 주었다. 순간의 지나가는 우연이기 보다는 영원한 친구로 .남고 싶었다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너와 나 이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모든 만남이 그러하듯 너와 나의 만남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진실로 너를 만나고 싶다. 그래, 이제 더 나 이기보다는 우리이고 싶었다. 우리는 아름다운 현실을 언제까지 변치 않는 마음으로 접어두자. 비는 싫지만 소나기는 좋고 인간은 싫지만 너만은 좋다. 내가 새라면 너에게 하늘을 주고 내가 꽃이라면 너에게 향기를 주겠지만 나는 인간이기에 너에게 사랑을 준다.  

<네 마음을 잘 지키는 문지기가 되어>

1월 30일 연중 제 3주간 토요일 - 마르코 4,35-41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네 마음을 잘 지키는 문지기가 되어>     입원한 환자들을 방문하기 위해 병원에 다녀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저까지 컨디션이 안 좋아지고, 어딘가 아픈 것 같고, 불안해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병원 특유의 분위기 때문이겠지요.     다들 직면한 최대과제(투병과 쾌유)와 싸우느라 힘겹습니다. 환자나 그 가족들의 고통이야 두말할 것이 없겠지요. 병원종사자들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들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감정의 기복도 심해집니다. 걱정도 대단합니다. 안절부절 못합니다. 다들 정말 고생들이 많으십니다.     그런 와중에도 정말 특별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 환자를 만났는데,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현재 상황이 꽤 비관적이고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이 얼마나 의연한지 모릅니다. 자신의 현재 상황을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저 같았으면 불안해서 죽을 지경인 그 순간에 마치 소풍 나온 얼굴로 그렇게 지냅니다. 모든 것을 초탈한 신선 같습니다.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습니다. 오히려 찾아간 저를 걱정하고 격려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그토록 거센 풍랑 앞에서 평온함을 유지하는 비결이 과연 무엇인가?     아마도 그분이 하느님과 맺고 있는 굳은 결속력 때문이겠지요. 그분이 온전히 하느님의 품안에 머물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지상에서가 아니라 하느님 안에 영원한 안식처가 있음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하느님께서 그분 삶의 중심에 자리 잡고 계시기에, 그런 모진 고통도 기꺼이 참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다시 한 번 미성숙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천지의 창조주이자...

조용하고 잠잠하여라!

†찬미예수님 전해오는 말에 예쁜 여자하고 결혼하면 몇 년 행복하다고 합니까? -3년- 착한 여자하고 결혼하면 30년이 행복하다고 하고~~ 지혜로운 여자와 결혼하면 3대에 걸쳐 행복하다고 합니다. 남자들은 이쁜 여자 좋아하는데 그것 다 헛것입니다. 아무리 이뻐도 세월이 지나면 다 쭈그렁할머니 되고 그 얼굴이 그 얼굴입니다. 어느 총각이 제게 와서 “신부님, 저 장가 좀 보내주십시오.” 이제껏 약 870번 정도 혼배미사를 했습니다. 60쌍 정도 중신을 해서 이어주었어요. 그런데 그 60쌍에게 한 번도 양복 한 벌 얻어 입어본 적이 없어요... 神父가 중매 서니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끝입니다. ^^ 뭐 잘 살면 되지~~ 30살 넘은 총각이 “신부님, 제 능력으로는 장가 갈 재간이 없으니까 신부님이 어떻게 장가 좀 보내주십시오.” “그럼 네 취향이 뭐냐?” 이 총각이 이런~~이런~~ 여자를 골라주십시오. 하고 써 왔는데 내가 한 번 읽어볼게!  1) 남편에게 선을 행하는 사람  2) 날이 새기 전에 음식을 준비하며 밤늦도록 일하여 가정경제를 일으키는 여자(이건 순 도둑놈이야~~)  3)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마음이 따뜻한 여자(이건 그래도 괜찮아!)  4) 입만 열면 지혜로운 말만 튀어나오는 여자  5) 내조를 잘해서 남편을 성공시키는 여자  6) 하느님을 경외하며 덕행이 있는 여자 이런 여자가 있으면 결혼하겠어요... 제가 “야, 이놈아! 그런 여자 있으면 내가 데리고 살지...너 주겠냐!” ^^ 결국 장가는 보내줬어요~~ 비록 이 여섯 가지는 채우지 못했지만 입이 무겁고 하느님을 첫째 자리에 두는 여자를 하나 골라 알콩달콩 깨 볶으며 잘 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으로 돌아가면 예수님께서 배를 타고 저쪽 편으로 건너가십니다. 성서에서 보면 예수님께서 이내 잠이 드셨다고 합니다. 왜? 육신이 피곤하셨으...

"넘어지면 일어서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30 연중 제3주간 토요일                                            사무 하21,1-7ㄷ.10-17 마르4,35-41                                                           "넘어지면 일어서고" 넘어지는 게 죄가 아니라 일어나지 않는 게 죄입니다. 일어나지 않고 절망으로 무너져 내리는 게 대죄입니다. 넘어지면 일어서고…이게 ‘하느님의 전사(戰士)’로서의 우리 모두의 평생 삶의 여정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 더욱 겸손해져 하느님께 이릅니다. 인생은 항해여정과 흡사합니다. 죽어야 끝나는 하느님 향한 우리의 인생항해여정입니다. 우리 수도원 역시 1987년 개원이후 만 23년이 지났어도 계속 항해여정 중입니다. 말씀 묵상 중 떠오른 아침성무일도 중 시편 한 구절입니다. “광풍을 순풍으로 가라 앉히사,   바다의 물결이 잔잔해지니,   잔잔해져 좋아라 날뛰는 그들을 희망의 포구로 이끄셨도다.”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인생항해여정 중의 선장은 주님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 수도원은 물론이고 누구나의 인생항해여정은 순탄대로는 아닙니다. 따뜻한 날이 있으면 추운 날도 있고, 화창한 날이 있으면 비바람 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