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10/6/2026== 영적전쟁 “영적승리의 삶; 순수와 열정의 사랑”

 2026.6.10.연중 제10주간 수요일                                                                   

1열왕18,20-39 마태5,17-19

 

영적전쟁

“영적승리의 삶; 순수와 열정의 사랑”

 

“주님께 아뢰오니,

 ‘당신의 나의 주님, 

 내 좋은 것 당신밖에 또 없나이다.’”(시편16,2)

 

해마다 6월 이맘때쯤이면 수도원 곳곳 어디나 담쟁이가 한창입니다.

줄기차게 끊임없이 담벼락, 나무, 바위 타오르고 위로 하늘 향해 뻗어나갑니다.

자주 인용했던 오래전 담쟁이란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28년전 시이지만 지금도 그때처럼 담쟁이는 여전합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작년 가을 붉게 타오르다 사라져갔던 담쟁이

 어느새 다시 시작했다

 

 초록빛 열정으로 

 힘차게 하늘 향해

 담벼락, 바위, 나무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침내 붉은 사랑으로 

 타오르다

 가을 서리 내려 사라지는 날까지 또 계속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제자리 정주의 삶에도

 지칠 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

 다만 오늘 하늘 향해 타오를 뿐 내일은 모른다

 

 타오름 자체의 과정이

 기쁨이자 행복이요 충만이자 영원이다

 오늘 하루만 사는 초록빛 영성이다.”<1998.6.3.>

 

삶은 영적전쟁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살아 있는 한 계속되는 영적전쟁입니다.

평화를 원하지만 역설적으로 전쟁은 오늘날 지구촌 곳곳에서 계속됩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상 역시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 생존경쟁 치열한 전쟁터요 좌절하고 절망한 이들의 자살도 끊임없이 이어지니

흡사 내전상태를 방불케 합니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의 담쟁이가 상징하는 바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전사로 주님과 함께 하루하루 영적전쟁을 승리로 이끌어가는 우리들이요

바로 이를 상징하는 담쟁이입니다. 

 

주님의 전사는 구체적으로 기도의 전사, 믿음의 전사, 희망의 전사, 사랑의 전사, 평화의 전사입니다.

제 평소 지론인 “주님의 전사는 전사戰死해야 전사戰士다. 사고사, 객사, 병사가 아니라 싸우다,

즉 기도하다 일하다 공부하다 전사하는, 준비된 선물같은 죽음이면 좋겠다.”는 말마디도 생각납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하느님의 예언자 엘리야와 바알 예언자들 450명 즉 1:450의 치열한 대결인 싸움은

그대로 영적전쟁을 상징합니다.

소년 다윗과 거인 골리앗의 전투도 연상됩니다.

참으로 중과부적의 비관적 상황이지만 이 치열했던 전쟁은 하느님의 예언자 엘리야의 승리로 끝납니다.

“여러분은 언제까지나 양다리를 걸치고 절뚝거릴 작정입니까?

주님께서 하느님이시라면 그분을 따르고 바알이 하느님이라면 그를 따르시오.”

 

양자택일의 선택의 요구에도 비겁한 백성은 묵묵부답입니다.

450명 바알 예언자들의 시도가 실패로 끝나자 이어 엘리야가 등장하여 간절한 기도로 전쟁에 돌입합니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신 주님,.. 저에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저에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새삼 영적전쟁의 승리에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가 얼마나 절대적인 무기인지 절감합니다.

엘리야의 간절한 기도는 응답되어 주님의 불길이 내려와, 번제물과 장작과 돌과 먼지를 삼켜버리고

도랑에 있던 물도 핥아 버립니다.

묵묵부답 눈치만 보단 백성들도 승복하여 얼굴을 땅에 대고 부르짖습니다.

“주님이야말로 하느님이십니다. 주님이야말로 하느님이십니다.”

 

마침내 바알 예언자들은 죽음을 당하니 1명대 450명의 대결은 엘리야의 승리, 하느님의 승리로 끝납니다.

우상들의 유혹에서 벗어나 살아 계신 참 하느님을 섬길 때 영적승리의 삶임을 새롭게 확인하게 됩니다. 

영적승리의 비결이 무엇인지 드러납니다.

하느님 향한 일편단심 순수와 열정의 사랑입니다.

이런 사랑의 표현이 바로 기도와 삶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도 이런 순수와 열정의 온전한 사랑을 암시합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 모두를 충족시키는 비결은 무엇이겠는지요?

사랑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바로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순수와 열정의 샘솟는 사랑입니다.

탓할 것은 남도 아닌 내 사랑부족입니다.

율법 따로 사랑 따로가 아닙니다.

율법은 사랑의 표현이요 율법의 정신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자 판단의 잣대입니다. 

 

바로 이런 사랑이 율법하나 손상됨이 없이 율법을 완성합니다.

이래서 기도입니다.

우리가 하루하루 늘 평생 바치는 공동시편기도보다 더 좋은 기도도 영적무기도 없습니다.

기도와 사랑은 함께 갑니다.

그러니 주님의 전사는 기도의 전사, 사랑의 전사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의 전사가 되어 주님과 함께 백절불굴 영적승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당신은 저에게 생명의 길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나이다.”(시편16,11ㄱ).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출처 - 요셉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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